[김진이 간다]토종 밀어내는 미국산 핑크뮬리의 습격

2019-10-09 17



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입니다.

요즘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는 핑크뮬리 있는 곳 많이 가시죠.

그런데 원산지가 미국인 핑크뮬리 때문에 토종식물이 밀려날 위기입니다.

'김진이 간다' 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
[리포트]
<김진>
핑크뮬리,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이 날리듯 분홍 빛깔이 물결치는 모습이 장관이죠.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름도 생소했던 외래종 식물인데 전국 각 곳에 이 핑크뮬리를 심은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. 과연 이렇게 확산 돼도 괜찮은 걸까요? 아름다움 이면에 숨겨져 있는 위험성은 없는지 제가 확인해보겠습니다.

일명 ‘인생샷’을 찍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핑크뮬리가 있는 공원을 찾았습니다.

<시민1>
핑크뮬리 보면 되게 예쁘고 사진 찍고 싶은 기분이 막 들죠.

<시민2>
SNS에 엄청 많이 올라오고 핑크색이 휘황찬란해서 사진 찍기 좋아요

지금 전국은 그야말로 핑크뮬리 열풍입니다!

핑크뮬리가 분포된 지역은 해마다 점점 많아지는 추세.

그런데 외래종인 핑크뮬리가 이렇게 무분별하게 확산되어도 괜찮은 걸까요?

<김진>
이게 번식이 되게 빠르다면서요?

<공원 관리인>
그렇죠. 작년에 심어서 많이 늘었죠. 월동도 되고 (번식력이) 괜찮은 편이죠

<피디>
씨가 날리면 다른 식물에 영향이 있나요?

<공원 관리인2>
(핑크뮬리 씨가) 날아가서는 안 돼요. 요만큼 몇 가닥 심었는데 이렇게 퍼졌어요. 억새 줄기처럼 퍼지는 거예요

색깔이 이쁘다보니 핑크뮬리 화분을 사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.

<핑크뮬리 판매 업체>
많이 나갔어요. 올해 한 2천개. 개인 정원 있는 사람들이 (사가요.)

핑크뮬리는 봄이 오면 다시 새 잎이 올라오는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. 토종식물의 자리를 빼앗는 건 시간문제입니다.

<김도순 /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교수>
인위적으로 지자체에서 너도 나도 경쟁적으로 제일 서식하기 좋도록 환경을 계속 만들어 주면서 확산을 시키고 있다는 거죠. 우리의 토착 식물들이 서식지를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

우리나라에는 이미 외래종 생태계 교란 식물이 열다섯 가지나 있습니다.

1980년대 후반 반입돼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라고 불리는 가시박. 번식력이 왕성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대대적으로 제거 작업을 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.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를 퍼트리기도 합니다.

<최윤주 / 자연 환경 해설사>
때로는 사람이나 다른 동식물들한테 (유해한) 꽃가루를 만들기도 하고 그런 여러 가지 유해 성분들을 배출을 해서 또 그게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.

전문가들은 핑크뮬리가 마구잡이로 퍼지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합니다.

<김도순 /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교수>
도로 주변이나 하천변에 유입해 들어가서 기존의 토착식물과 경합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그때서야 이제 문제점들이 가시화되겠죠. 아마 그 문제점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선 통제가 불가능할 겁니다.

환경부는 뒤늦게 위해성 평가에 착수했고 12월쯤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.

정부의 대응이 제발 너무 늦지 않았길 바랄 뿐입니다.

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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